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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아하고 단아한 목소리까지 완벽한 그녀이건만

  • 한지민
  • 2019.11.30
  • hit 2,801

청아하고 단아한 목소리까지 완벽한 그녀이건만 루센은 자신이 왜 돌아서야 하는지 심각한 회의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감정의 혼란 믿을 수 없는 사실의 불신은 그를 혼돈 속으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있어야 할 화상이 없다는 것은 확실한 부정을 내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근거였다 하지만 무엇일까 마음속에 남는 이 거리낌은


오르피나님 아시는 분이십니까


그럴 수도 있고요 아닐 수도 있겠죠


루센이 쓸쓸히 골목을 돌아 큰길로 나간 이후 다시 베일을 쓴 오르피나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사제들을 밝은 미소로 맞았다 비록 베일을 썼기에 보이는 것은 그 매혹적인 입술 정도였지만 보는 이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비록 루센과 그녀의 관계가 너무 애매해 지기는 했지만


테니아스 수도 안의 니켈라스 신전 그리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꾸준한 신자를 확보하는 한 마디로 잘 나가는 신전 대부분 많은 신전들이 기부금에 목말라 하는 것엔 반해 이 신전은 딱히 부업을 하지 않아도 그 유지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덕분에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꼭 이곳을 들리기 원했고 그래서인지 수도의 니켈라스 신전은 유독 유동인구가 심심치않게 눈에 띠였다 


다각다각


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복도를 오르피나는 걷고 있었다 차가운 감촉이 피부로 와 닿는 것 같은 착각 규율과 법에 얽매인 신전 안은 누구를 위해 그리고 차가운 것인지 신자들과 신관들의 마음은 뜨거운 신앙심으로 가득했지만 정작 그들이 모이는 신전은 차가웠다 회의적인 느낌 인간의 마음속에 그 뜨거움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지 못했다 아니 화산처럼 폭발하는 그 뜨거움은 세상에 큰 상처를 입혔다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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